유럽 반도체생산 확대하는 인텔, 獨에도 42조원 투입

아시아경제

미국 반도체기업인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위치한 반도체 생산공장 확장을 위해 300억유로(약 42조1000억원) 이상 투입한다. '반도체 패권' 도전을 선언하며 지원금 풀기에 나선 유럽연합(EU)의 행보에 대응해 당초 예정보다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인텔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독일 정부의 재정지원하에 이런 내용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숄츠 총리는 "오늘 합의는 첨단기술 생산기지로서 독일의 회복력에 있어 중요한 단계"라며 "인텔의 마그데부르크 반도체 생산은 독일 역사상, 단일 외국인 직접투자로는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투입하는 300억유로는 당초 계획했던 170억유로에서 두배 가까이 확대된 규모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도 인텔에 지급할 보조금 액수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세부 금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기존 68억유로에서 99억유로 상당까지 늘릴 전망이라고 DPA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독일 정부의 재정 지원을 위해서는 EU의 승인을 먼저 거쳐야 한다.

인텔은 "인텔의 투자는 차세대 유럽 반도체 생태계의 기반을 구축하고 EU가 탄력적 반도체 공급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앞당기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의 최근 투자 행보는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나선 EU, 독일의 행보와도 맞물려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 가운데 EU의 비중을 기존 9%에서 20%로 확대한다는 목표 하에 EU '반도체법'(Chips Act)을 발의했다. 역내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위해 총 430억유로를 투입키로 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눈길도 EU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EU는 전 세계 반도체의 20%를 소비하는 3대 시장 중 하나지만 생산능력은 10%에 불과해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혀왔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 역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발 벗고 나선 상태다. 숄츠 부총리는 이날 산업계 행사에 참석해 유럽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고 수입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독일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텔의 투자를 포함해 현재 고려 중인 모든 투자계획이 이행될 경우, 독일이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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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인 기자 다른기사보기